다섯째 걸음 · 소리의 변화
쓴 대로와 소리 나는 대로
이제 글자는 다 읽습니다. 다음 벽은 한국어가 늘 쓴 대로 소리 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— 학교는 [학꾜], 국물은 [궁물]. 아홉 규칙이 거의 전부를 덮습니다.
외울 것이 아닙니다. 아래 규칙은 전부 입이 두 소리 사이에서 가까운 길로 가는 것뿐입니다. 국물을 가운데 ㄱ 을 또박또박 넣어 말해 보면, 저절로 [궁물] 로 넘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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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연음국어구거
아홉 규칙
이름을 외우지 마세요. 한 번 읽어 두고, 위 칸이 뜻밖의 소리를 내놓을 때 다시 오면 됩니다.
1연음
받침 뒤에 바로 모음이 오면 받침이 다음 칸으로 넘어갑니다. 한국어는 [한구거] — 로마자가 hangukeo 가 아니라 hangugeo 인 까닭이 이것입니다.
2받침은 터지지 않는다
음절 끝에서 자음은 머금기만 하고 터뜨리지 않습니다. 받침 스물일곱 자가 소리로는 일곱뿐이어서, 옷과 옫이 똑같이 들립니다.
3겹받침은 하나만 남는다
한 칸 밑에 자음이 둘이어도 소리는 하나입니다 — 다만 뒤에 모음이 오면 뒤엣것이 넘어갑니다.
4비음화
ㄱ ㄷ ㅂ 이 ㄴ·ㅁ 을 만나면 같은 자리의 콧소리가 됩니다. 그리고 ㄹ 은 대부분의 받침 뒤에서 먼저 ㄴ 이 되는데, 그 ㄴ 이 다시 앞 받침을 콧소리로 만듭니다 — 독립이 [동닙]이 되는 두 걸음입니다.
5ㄴ 과 ㄹ 이 만나면
ㄴ 과 ㄹ 은 적힌 대로 나란히 소리 나는 일이 드뭅니다. 대개 둘 다 ㄹ 로 나옵니다 — 신라는 [실라] (몇몇 합성어는 반대로: 의견란 → [의견난]).
6경음화
ㄱ ㄷ ㅂ 받침 뒤에서 ㄱ ㄷ ㅂ ㅅ ㅈ 은 된소리로 조여집니다. 로마자는 이것을 아예 적지 않아서, hakgyo 를 보고 [학교]라고 말하게 됩니다.
7격음화
ㅎ 과 예사소리가 만나면 앞뒤 어느 쪽이든 한 번의 거센 숨으로 합쳐집니다. 좋다는 [조타], 축하는 [추카].
8ㅎ 이 사라진다
모음과 모음 사이에 낀 ㅎ 은 아예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. 좋아요는 [조아요].
9구개음화
ㄷ 과 ㅌ 이 이 를 만나면 ㅈ·ㅊ 으로 나옵니다. 혀가 이미 그 자리에 가 있어서 거기서 그냥 냅니다.
이 규칙들은 소리만 보고 돕니다. 몇몇 자리는 그 말이 용언 어간인지 이름인지를 알아야 갈립니다 — 읽고는 [일꼬]지만 닭과는 [닥꽈]입니다. 형태소 경계가 필요한 것도 있습니다(색연필 [생년필]). 그런 자리는 넘겨짚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.